줄거리
평소 암벽 등반을 즐기던 친구와 베키는 높이 600m에 달하는 버려진 탑에 오르게 된다. 정상에 도달한 순간, 노후된 사다리가 무너지며 둘은 지상과 완전히 단절된다.
식량도, 구조 요청도 어려운 상황 속, 극한의 고도와 추운 밤, 점점 줄어드는 체력 속에서 그녀들은 생존을 위해 선택을 해야만 한다.
영화는 600m 상공이라는 제한된 공간 안에서 살아남는 살아남기 시리즈
소감
초반부는 다소 진부하게 느껴졌다. 주인공이 왜 굳이 600m 탑을 올라야 하는지에 대한 서사가 설득력 있게 다가오지는 않는다. 상실을 극복하기 위한 선택이라는 설정은 이해되지만, 전개 방식은 평이하다.
그러나 탑을 오르는 장면 자체는 충분히 긴장감을 준다. 높이에서 오는 공포는 관객에게 직접적으로 전달되고, 정상 이후의 고립 상황은 현실적으로 묘사된다. 다만 중반부로 갈수록 “되든 말든 시도해보는” 장면들이 반복되면서 다소 지루하게 느껴지기도 한 것 같다.
후반부는 의외였다. 특히 헌터가 이미 죽어 있었다는 반전과 그에 대한 복선 회수는 인상적이다. 물을 마시지 않는 장면, 삐걱거리는 소리, 꿈속에서 암시되는 장면 등은 뒤늦게 연결되며 서스펜스적 서사가 자연스러웠다. 이 부분은 확실히 이 작품의 가장 강점이라고 생각된다.
다만 인물의 성장 서사는 아쉽다. 베키는 상실과 약물 의존, 트라우마를 안고 있지만 그 감정이 극을 통해 충분히 변주되거나 성숙해지는 느낌은 적다. 결국 상황에 밀려 생존하는 인물로 남는다. 특히 친구 헌터의 다소 억지스러운 동기(인플루언서 콘텐츠 집착)는 설득력이 떨어진다.
또한 드론이 우연히 가방에 들어 있다거나, 외부 상황 설정 일부는 다소 편의적으로 느껴진다. 현실적 공포를 강조하는 영화인 만큼 이런 장면들은 오히려 몰입을 방해한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가장 의문이었던 점은 등급이다. 12세 이상 관람가이지만 체감상 고어하고 불안감을 유발하는 장면이 꽤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한된 공간에서 극도의 고도를 활용한 긴장감 연출과 마지막 반전의 완성도는 분명 기억에 남는다.
완성도 높은 재난 영화라기보다는, 설정의 힘과 반전으로 승부하는 하이 컨셉 스릴러에 가깝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