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
중학교 교사인 주인공은 어느 날 정부기관으로부터 과거의 연구 결과를 재현해달라는 요청을 받는다. 우연처럼 그 일에 휘말린 그는 눈을 떠보니 어느새 지구를 지키기 위한 우주 비행선에 올라타 있다. 그러나 그 안에서 살아남은 사람은 오직 그뿐. 모두가 죽어버린 우주선 속에서, 그는 외계 생명체 로키와 마주하게 되고, 각자의 별을 구하기 위한 여정에 나선다. 되돌아오는 과거의 기억 속에서 그는 자신이 누구인지, 그리고 어디로 가야 하는지를 다시 묻게 된다.
소감
보통 과학이나 SF 장르는 어느 정도의 사전지식이 필요하고, 영화 역시 여러 학문적 배경을 참고해 만들어졌을 것 같아 늘 어렵게 느껴졌다. 그래서 이 영화도 꽤 난해할 거라 생각했는데, 의외로 비교적 쉽게 몰입할 수 있었고 무엇보다 꽤 재미있게 볼 수 있었다. 덕분에 SF 영화에 대한 내 고정관념도 조금은 흐트러진 것 같다.
특히 좋았던 점은 예상하지 못한 반전 요소가 있으면서도, 그것을 지나치게 자극적으로 밀어붙이지 않았다는 점이다. 요즘 영화나 애니메이션을 보다 보면 반전을 극대화하기 위해 주인공 주변 인물들까지 너무 쉽게 소모하거나 죽여버리는 경우가 많은데, 이 영화는 그런 방식 대신 적당한 긴장감과 적절한 감정선을 유지해 주어서 더 좋게 느껴졌다.
무엇보다 인상 깊었던 것은 주인공의 감정이었다. “나는 별것도 아닌 사람인데, 세상이 나를 위해 해준 것도 없는데, 왜 하필 내가 이 자살 비행선에 올라타야 하는가.” 이 질문은 꽤 직접적이면서도 묘하게 현실적이었다. 주인공이 동면 상태에서 깨어났을 때, 지구에 도착하기까지는 수십 년이 남아 있었고, 식량은 고작 몇 년치뿐이었다. 돌아가도 죽고, 그대로 있어도 죽는 상황. 그 절망적인 조건 위에 후반부의 반전 요소들까지 더해지면서 영화는 단순한 우주 모험담이 아니라 한 인간의 두려움과 선택에 대한 이야기로 다가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