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
결혼식을 하루 앞두고 숙소로 돌아가던 주인공은, 눈을 떠보니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채 깨어난다. 모든 준비를 마치고, 나름의 최선을 다해보아도 결과는 달라지지 않는다. 최선의 결혼식도, 최악의 결혼식도, 도망도 도주도 모두 시도해보지만, 결국 결혼식의 종이 울리는 순간이면 그는 언제나 벌거벗은 채 눈을 뜨게 된다.
소감
사람이 살아가면서 단 한 번도 거짓말을 하지 않고 사는 일은 아마 없을 것이다. 어떤 거짓말은 인공적이고, 또 어떤 거짓말은 진실보다 더 진실처럼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결국 그것은 타인의 기준에서 판단되는 거짓말일 뿐이다. 자기 자신을 기준에 두고 바라보면, 거짓말은 끝내 거짓말이라는 의미를 벗어나지 못한다.
이 영화의 주인공은 여자친구를 위해, 그리고 그녀가 바라는 결혼식을 위해 최선을 다하려 한다. 그녀의 가족에게 잘 보이고, 더 멋진 모습으로 인정받고, 더 좋은 정장과 더 비싼 정장을 걸친 완벽한 결혼식을 치르면 이 타임리프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하지만 정작 여자친구가 보고 싶었던 것은 그런 인공적인 완벽함이 아니었다. 그녀가 원했던 것은 주인공의 솔직한 마음이었다. 돈이 없더라도, 아버지의 사업을 물려받지 못하더라도, 그 모습 그대로의 주인공을 사랑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결혼식이 끝나지 않자 주인공은 점점 엇나간다. 이별을 고해보기도 하고, 자살을 시도하기도 하고, 시비를 걸며 스스로를 무너뜨리기도 한다. 여자친구의 아버지에게 인정받고, 누구보다 나은 사람이 되어 보이기 위해 애써왔던 그는 정작 이 타임리프 안에서조차 계속 인공적인 말과 행동으로 자신을 바꾸려 한다.
생각해보면 원래의 그는 누구보다 자기 자신에게 솔직한 사람이었다. 갇혀 일하는 삶이 싫다고 말하던 사람, 여자친구의 만류에도 그날그날 일하며 살아가던 사람, 결혼식장으로 가는 비행기를 놓친 이유조차 복권을 사느라 그랬던 사람. 어쩌면 그녀는 바로 그런, 꾸밈없이 자기 삶을 살아가는 그를 사랑했던 것인지도 모른다. 그런데 주인공은 정작 가장 사랑하는 사람 앞에서 가장 인공적인 삶을 보여주려 했다. 그래서 이 타임리프는 어쩌면, 스스로를 속이기 시작한 순간부터 시작된 벌 같기도 하다.
이 영화를 보며 결국 진실하다는 것은 남이 보기 좋은 모습이 되는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에게 솔직하게 살아가는 데서 시작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설령 그것이 서툴고 초라해 보일지라도, 윤리에 어긋나지 않는 한 몸과 마음이 함께 솔직한 방향으로 살아가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느끼게 해주는 영화였다.
평소 좋아하는 외국 배우인 말런 웨이언스가 주연이라 보게 된 작품이기도 하다. 표정이 정말 풍부한 배우라 보고 있으면 괜히 부럽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연기 역시 좋았고, 코믹한 장면들도 나름 재미있었다. 다만 전체적으로 반전의 방향은 개인적으로 아주 마음에 들지는 않았다. 웃음과 메시지는 분명 있었지만, 마무리의 선택은 조금 아쉽게 남는 영화였다.


